영어: Huns

개요

훈족(-族, Huns)은 4세기 후반부터 서로마 제국 말기까지 동유럽 일대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진 기마 유목민족 집단이다. 훈족은 4-6세기 중앙 아시아와 코카서스에 존재하던 민족으로, 튀르크 계열로 추정되는 유목민족이다. 유럽의 전승에 따르면, 훈족들은 당시에 스키티아라고 알려진 지역의 일부였던 볼가강 동쪽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처음 기록되었다.

훈족이 중앙아시아에서 흑해 연안과 동유럽으로 이주하면서 해당 지역의 선주민이었던 게르만족과 마찰이 잦아지게 되고 해당 지역의 식량이 부족해지자 상대적으로 서쪽에 위치했던 게르만족이 먼저 서쪽의 풍요로운 로마 제국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이는 다시 서로마 제국 멸망에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원인이 된 게르만족의 대이동을 촉발했다. 훈족은 정복 군주였던 아틸라 치세에 전성기를 맞이한 것으로 평가되나 카탈라우눔 전투에서 아틸라가 전술적 판단 실책을 저질러 게르만족의 일파인 고트족 세력 중 서고트족과 서로마 연합군에게 대패하고 얼마 못 가 사망한 뒤 빠르게 와해되었으며 5세기 경 자취를 감추었다.

현재의 독일 지역인 게르마니아에는 이미 동유럽의 게르만족 거주지에 처음으로 훈족이 오기 한참 이전부터 게르만족이 살고 있었다. 서게르만족 계열의 프랑크족 중에서도 살리 프랑크족, 리푸아리족이나 다른 서게르만족의 일파인 작센족처럼 훈족과 접점이 없었던 게르만족들도 있고, 알레만니족(알레마니아족)처럼 훈족의 침입을 꺾어버린 부족도 많았다.

정리하자면 훈족은 코카서스의 여러 민족과 슬라브족을 정복했고, 이후 계속 서진하며 동유럽의 선주민이었던 게르만족들과 점점 더 거세게 충돌하다가 게르만족을 서쪽의 유럽 방향으로 밀어내기 시작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게르만족은 훈족보다 선수를 쳐서 서로마 제국을 정복하였고, 이후 훈족은 게르만족의 일파인 서고트 왕국과 서로마 연합군을 상대로 카탈라우눔 전투에서 대패한 뒤 빠르게 몰락해버렸다.

흉노설

중국의 당나라와 자주 대치했던 흉노와 같거나 혹은 한무제에 의해 쇠퇴한 흉노족의 일파가 훈족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의견이 분분하며 아직까지 가설로 남아있다.

TMI

  • 흉노설에서 착안, 동북아시아에서는 유럽의 훈족을 흉노족으로 번안하는 경향이 있다.
  •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영국과 친밀한 영어권 국가들은 독일인들을 지칭할 때 그들을 훈족의 후손이라 비하하는 프로파간다를 유행시키려는 시도를 했고 일부 성공했으나 역사적이거나 과학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근거는 전혀 없었기에 오래 가지 못했다. 이 프로파간다가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는 중국에서 의화단 운동이 벌어지던 1900년 7월 27일에, 독일 제2제국의 황제 빌헬름 2세가 의화단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대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그가 "자비를 보이지 않을 것이고, 포로도 없을 것이다. 1천년 전, 아틸라 휘하의 훈족들이 가졌던 평판이 전설로서 살아있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독일의 이름이 그럴 것이며, 그렇게 되면 어떠한 중국인들도 독일인들을 감히 다시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고 연설한 것 때문인데, 이것을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독일을 적대하게 된 영국과 영어권에서 독일인들을 잔혹한 야만인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프로파간다로 이 빌헬름 2세의 발언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도 쓰였지만 관련 연구들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연구가 진전되며 독일인이 훈족의 침입을 격퇴한 게르만족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기에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