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1945년 10월 12일 - )은 대한민국의 로마 가톨릭교회 성직자이다. 현재 천주교 제주교구 제 3대 교구장을 맡고 있으며 세례명은 베드로이다.

생애

강우일은 1945년 10월 12일 강영욱(타대오)과 오숙주(데레사) 부부의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 조치 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3년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유학했다. 1974년 사제수품에 이어 중림동, 명동 주교좌본당 보좌신부를 거쳐 1978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육국장과 홍보국장을 역임한 강우일은 1985년 난곡동본당 주임신부 재임 중 12월 21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되었고 1986년 2월4일 발레키움의 명의 주교로 서품되었다

그 후 1987년부터 1996년까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장, 1995년 3월부터 1998년 2월까지 통합 가톨릭대학교 초대총장을 맡았다. 강 주교는 총장으로서 대학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으로서 ‘2005 플랜’을 수립하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대학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작성하고 해외 유명 가톨릭대와 교류 추진, 새 교과 과정 실시, 실력 있는 전문인 양성 등 다각적인 발전을 추구했다.

1999년 10월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 선교사목주교위원회 위원장,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한국 교회의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12월 26일에는 서울대교구의 사목체계 개편에 따라 서울대교구 총대리 겸 교구청장을 맡아 교구 행정의 핵심을 담당해왔다.

2002년 7월 2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제주교구 교구장 주교에 임명되었다. 착좌식은 10월 8일 제주교구 주교좌 성당인 중앙 주교좌 성당에서 거행되었다.

정의구현사제단 활동

제주4.3사건 관련 발언

강우일은 2018년 2월 22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4.3 7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제주 4.3에 대해 "민족의 독립과 해방, 사회 구조악과 불의에 대한 저항, 인간의 기본적 존엄과 자유, 권리를 향한 장구한 역사의 동력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인간 존엄을 위한 고난의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정의구현사제단 40주년 격려문

세상을 주름잡는 불의의 세력에 저항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힘없는 이들의 형제가 되고 버팀목이 되려고 지난 40년 한결같이 헌신해 오신 여러 신부님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교회의 현대사 안에서 여러분이 걸어오신 발자취는 어떤 이들에게는 걸림돌이었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희망의 큰 표지석이 되었습니다. 저도 여러분이 모임을 만든 같은 해에 사제로 서품되어 특별한 감회와 기억을 공유하며 나 자신은 지난 40년을 어떻게 살았나 하고 성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복음적 열정과 투신에 저 자신이 좀 더 가깝게 함께 하지 못하였음에 아쉬움과 부족함도 느낍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월 여러분은 많은 이들의 지지와 성원도 받았지만 비판과 성토도 적지 않게 받았습니다. 진실과 정의를 밝히고 바로 세우기 위해 비판과 성토를 두려워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가 참된 예수님 제자로 살아가려면 우리와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 사람도 배척하지 않는 아량과 관용의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복음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삶은 인간적인 지혜와 방법론에 치우치지 말고 항상 예수님의 복음적 삶의 기준과 행동 양식에 근거하도록 끊임없이 살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동료 사제 여러분들을 지금 마음속에 마주하면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상기합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 세상에 우리를 파견하시는 예수님은 우리가 강하고 날쌘 맹수처럼 이리 떼를 제압하는 힘을 기르기보다는 양처럼 처신하라고 하십니다. 양은 동물들 가운데 제일 연약하고 어리석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파견을 받아 나아가는 이상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당신께서 일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마태 10,26)

오늘 한국 교회도 한국 사회도 40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는 항상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느님 말씀의 육화를 실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말씀의 육화는 끊임없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새롭게 적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심화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의 이러한 육화의 폭과 깊이를 넓혀 가기 위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고 복음의 시야에서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 안에 갇혀 있기보다는 세상을 향해 더 열린 마음으로 살피고 또 이 나라 이 사회 안에만 머물기보다는 우리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다른 나라, 다른 대륙의 형제들을 향해서도 우리의 관심과 연대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인간들이 각자의 이해타산과 욕심으로 다스리는 이 세상의 나라들 안에 하느님께서 손수 다스리시는 아버지의 나라를 세우시려고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신 길을 여러분도 항구히 펼쳐 나가시기를 축원합니다.

2014년 제주에서 강우일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