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천(趙基天, 1913년 11월 6일 ~ 1951년 7월 31일)은 소련의 고려인 출신 북한 문인이다. 대표작으로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그린 서사시 ≪백두산(白頭山)≫이 있다.

생애

조기천의 출생지는 흔히 함경북도 회령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북한이 조작한 것이며[1], 실제로는 연해주의 스파스크 촌이다.[2] 연해주 우수리스크의 조선사범학교와 시베리아 옴스크의 고리키 사범대학 러시아 문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의 조선사범대학 문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또 중앙아시아 고려인 신문 ≪레닌기치≫에서 기자, 문화부장으로 활동했다.[2] 해방 후 북한으로 와서 ≪백두산(白頭山)≫ 등 여러 작품들을 썼으나, 6.25 전쟁 때 미군의 폭격을 맞아 사망했다고 한다.

서사시 《백두산(白頭山)》

조기천의 대표작인 서사시 《백두산(白頭山)》은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찬양하는 서사시인데, 시의 본문에는 보천보 아닌 H시로 나오나 보천보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김일성 우상화 문학의 초기 작품에 해당된다.

1947년 2월 노동신문에 10회에 걸쳐 연재되고, 이어 노동신문사에서 단행본으로 출판했다. 그의 생전에도 몇 차례 개작이 이루어지고, 사망 후에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계속 개작이 이루어져 《백두산》의 서로 다른 판본은 확인된 것만도 십수편이 넘는다고 한다.[2]

종북화된 한국 문학계에서는 이를 대단한 문학작품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다수 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에서 해방 직후부터 쏟아져 나온 김일성 찬양 시문의 정점에 있는 시이다.[3] 김일성에 대한 비판은 일체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서 쓴 독재자를 미화찬양하는 시는 일제시대에 쓴 일본 천황을 찬양하는 시와 동급에 지나지 않는다.

'도진(刀盡)'이라는 필명의 북한 사람이 한국에서 출판된 '반디'라는 필명의 북한 반체제 작가가 쓴 소설 《고발》을 읽고[4] 남한으로 보내온 독후감에는 조기천의 ≪백두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5]

어릴 때의 기억이 한 가지 나는 것이 있는데 국어시간에 배웠던 조기천의 장편서사시 '백두산' 이다.
북쪽 땅에서 태어난 사람치고 이 시를 배우고 항일의 전설적 영웅 김일성에 대해 흠모하고 존경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었던가? 나 역시 김일성의 위대함에 완전히 넋을 빼앗겼댔다. 그 시를 지금도 기억한다. 조기천은 시에서 김일성을 우리 민족을 구원한 빨찌산 대장, 민족의 영웅으로 칭송하였다. 우리 민족을 이끌 위인으로 노래하였다. 거짓과 위선으로 이루어진 이 詩가 2000만의 넋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조기천은 이 시를 1946년에 썼다. 그 전까지는 우리 인민들이 김일성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 김일성은 항일전의 공로가 아니라 이 시로 인하여 민족의 영웅으로 되었다.
내가 시인 작가들을 혐오하는 리유가 여기에 있다. 아직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삶의 권리와 자유를 빼앗은 장본인이 김일성이라는 데 대해 생각하는 것을 죄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 나라의 시인 작가들은 독재자의 賣文(매문) 문필가로써 민족 앞에 얼마나 큰 죄악을 저질렀는가를 반디 선생의 분노의 작품 앞에서 돌이켜 보아야 한다.

한국의 문학인들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이런 단순한 사실조차 지적하지 못 하고, ≪백두산(白頭山)≫이 불후의 명작이라도 되는 듯이 엉뚱한 찬양이나 늘어놓는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있다.

조기천의 이 시가 북한의 김일성 일족이 백두혈통이라는 거짓 신화를 조작하는데에 가장 요긴하게 이용된 것은 자명하다.

조기천의 다른 작품

참고 자료

함께 보기

각주

  1. [북한 어제와 오늘] 김정일 백두산 탄생설과 역사 왜곡 DailyNK 2019.06.26
  2. 2.0 2.1 2.2 조기천, 초판본 백두산, 윤송아 (엮음),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년 07월 13일
  3. 『우리의 太陽 : 김일성장군 찬양특집(金日成 將軍 讚揚特輯)』 평양(平壤) : 북조선예술총연맹(北朝鮮藝術總聯盟), 1946. 8.15
  4. '1984'와 짝을 이루는 '고발' 讀後記 조갑제닷컴 2014-05-12
  5. 소설 '고발'을 읽은 북한 사람이 보낸 글 조갑제닷컴 2016-03-20 : 북한에 사는 작가가 쓴 反체제 소설을, 한국의 출판계를 매개로 하여 북한 사람이 읽었다는 건 하나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