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천지 숭정일월(大明天地 崇禎日月)은 조선후기 사대부들의 망하고 없는 중국 명(明)나라에 대한 한없는 흠모를 요약 표현한 말이며, 바위에 각자로 새겨져 남아있다. 숭정(崇禎)은 명나라 마지막 황제 의종(毅宗)의 연호이다. 조선 사대부들은 죽어도 청나라를 인정하기 싫어 조선 후기의 연호도 청나라 연호가 아닌 명나라 마지막 연호 숭정(崇禎)을 조선말까지 썼다. 예를들면 숭정기원후재신사(崇禎紀元後再辛巳)는 숭정 연호가 시작된 후 두번째 맞이하는 신사년, 숭정기원후삼을해(崇禎紀元後三乙亥)는 세번째 맞이하는 을해년의 의미이다.

대명천지 숭정일월(大明天地 崇禎日月) 각자

이 각자는 송시열(宋時烈, 1607~1685)이 화양동 계곡에 새긴 것이 널리 알려져 있으나, 채득기(蔡得沂, 1604~1645)가 새긴 것이 시기적으로 그보다 약간 앞서는 것 같다.

채득기(蔡得沂)가 새긴 상주 경천대 각자

송시열(宋時烈)이 새긴 화양동 계곡 각자

신종은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병한 황제이다.

면암 최익현(崔益鉉)의 각자

항일지사로 알려진 면암 최익현(崔益鉉, 1834 ~ 1907)도 같은 취지의 표현을 약간 달리한 각자를 두 곳에 남겼다.

기봉강산(箕封江山)의 箕는 기자(箕子)를 뜻하며, 홍무(洪武)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연호이다. 소화(小華)는 소중화(小中華)로 조선을 작은 중국이라고 자부하던 용어이다. 이때 중국은 청나라 아닌 망하고 없는 명(明)나라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