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천지 숭정일월(大明天地 崇禎日月)은 조선후기 사대부들의 망하고 없는 중국 명(明)나라에 대한 한없는 흠모를 요약 표현한 말이며, 바위에 각자로 새겨져 남아있다. 숭정(崇禎)은 명나라 마지막 황제 의종(毅宗, 1611~1644, 재위 1628~1644)의 연호이다. 조선 사대부들은 죽어도 청나라를 인정하기 싫어 조선 후기의 연호도 청나라 연호가 아닌 명나라 마지막 연호 숭정(崇禎)을 조선말까지 썼다. 예를들면 숭정기원후재신사(崇禎紀元後再辛巳)는 숭정 연호가 시작된 후 두번째 맞이하는 신사년(1701년), 숭정기원후삼을해(崇禎紀元後三乙亥)는 세번째 맞이하는 을해년(1755년)의 의미이다.

대명천지 숭정일월(大明天地 崇禎日月) 각자

이 각자는 송시열(宋時烈, 1607~1685)이 화양동 계곡에 새긴 것이 널리 알려져 있으나, 채득기(蔡得沂, 1604~1645)가 새긴 것이 시기적으로 그보다 약간 앞서는 것 같다.

채득기(蔡得沂)가 새긴 상주 경천대 각자

송시열(宋時烈)이 새긴 화양동 계곡 각자

신종은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병한 황제이다.

면암 최익현(崔益鉉)의 각자

항일지사로 알려진 면암 최익현(崔益鉉, 1834 ~ 1907)도 같은 취지의 표현을 약간 달리한 각자를 두 곳에 남겼다.

기봉강산(箕封江山)의 箕는 기자(箕子)를 뜻하며, 홍무(洪武)는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연호이다. 소화(小華)는 소중화(小中華)로 조선을 작은 중국이라고 자부하던 용어이다. 이때 중국은 청나라 아닌 망하고 없는 명(明)나라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