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승만, 《공산당의 당부당(當不當)》, 《태평양잡지》 1923년 3월호 (제31호, 하와이) pp.16~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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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의 당부당(當不當)》 원문 텍스트 사단법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이승만이 이 글을 쓸 당시인 1923년에는 레닌도 생존해 있었고,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지 불과 몇년 밖에 되지도 않았지만 공산주의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또 각국의 공산주의자들이 유일하게 공산혁명에 성공한 소련을 조국으로 여기고 맹종하는 행태도 비판하였다. 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일찍 공산당의 문제점을 정확히 꿰뚫어 본 사람이다.

하지만 그 후로 소련에 스탈린 체제가 들어서고 동유럽, 북한, 중국이 공산화 되면서 저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훨씬 더 심각한 공산당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된다. 오늘날 알려진 악명높은 각국 공산당의 폭정과 잔혹한 만행 사례는 거의 모두 저 글을 쓴 이후에 일어난 것으로 당시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 공산당 1당 독재체제로 권력을 영구 독점하며 다른 정당의 정치활동 불허.
  • 공산혁명으로 공산당 정권이 한번 들어서면 인민은 체제의 노예가 되며, 체제를 바꾸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같은 공산당 내에서도 노선투쟁이나 권력투쟁으로 대규모 숙청과 처형 발생.
  • 절대 권력을 독점한 공산당 간부와 인민 사이의 불평등은 지주나 자본가와 고용 노동자 사이의 불평등보다 훨씬 심각함.
  • 절대 권력을 가진 공산당 간부들의 부패문제가 심각해짐.
  • 농업의 집단화와 식량 배급체제 때문에 농업 생산성이 저하되고, 비효율적 분배로 대규모 아사자 발생.
  • 인민의 대부분 자유 불허.
  • 정적이나 체체 부적응자를 수용소로 보내 심각한 인권 문제 야기
  • 각국 공산당들의 학살이나 정책 실패로 죽은 사람의 총 수는 1억명 가까이 됨.
  • 공산주의는 오늘날 북한과 중국에서 보듯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독점한 극소수 집권자들만 위한 체제이며, 인민에게는 최악의 체제이고, 바꿀 자유도 허용되지 않음.

《공산당의 당부당》 원문 (현대어 윤문)

<공산당의 당부당(當不當)> 전문[3]

공산당 주의가 이 20세기에 나라마다 사회마다 아니 전파된 곳이 없어, 혹은 공산당이라 사회당이라 무정부당이라 하는 명목으로 극렬하게 활동하기도 하며, 혹은 자유권, 평등권의 명의로 부지 중 전염하기도 하여 전제 압박하는 나라에나 공화 자유하는 백성이나 그 풍조의 촉감을 받지 않은 자가 없도다.

공산당 중에도 여러 부분이 있어서 그 의사가 다소간 서로 같지 아니하나 보통 공산당을 합하여 의논하건데, 그 주의가 오늘 인류사회에 합당한 것도 있고 합당치 않은 것도 있으므로 이 두 가지를 비교하여 이 글의 제목을 "당부당"이라 하였나니, 그 합당한 것 몇 가지를 먼저 물어 말할진대, 인민의 평등주의라.

옛적에는 사람을 반상(班常)으로 구별하여 반(班)은 귀하고 상(常)은 천하므로 반은 의레 귀하고 부하며 상은 의레 천하며 빈하여 서로 변동치 못하게 등분으로 방한(防閑: 못하게 하는 범위)를 정하여 놓고 영영 이와 같이 만들어서, 양반의 피를 타고난 자는 천치라도 윗사람으로 모든 상놈을 다 부리게 마련이오, 피를 잘못 타고난 자는 영웅준걸의 재질을 타고났을지라도 하천한 대우를 면치 못하였으며, 또한 노예[제]를 마련하여 한 번 남에게 종으로 팔린 자는 대대로 남의 종으로 팔려 다니며 우마와 같은 대우를 벗어나지 못하게 마련이라.

이와 같이 여러 천년을 살아오다가 다행히 프랑스 혁명과 미국 공화(共和)(정부)를 세운 이후로 이 사상이 비로소 변하여 반상의 구별을 혁파하고 노예의 매매를 법률로 금하였나니, 이것이 서양 문명의 사상 발전된 결과라. 만세 인류의 무궁한 행복을 끼치게 하였도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보건대, 반상의 구별 대신에 빈부의 구별이 스스로 생겨서 재산 가진 자는 이전 양반 노릇을 여전히 하며 재물 없는 자는 이전 상놈 노릇을 감심(甘心: 달게 여김) 하게 된지라. 그런즉 반상의 명칭은 없이 하였으나 반상의 등분(차별)은 여전히 있어서 고금에 다를 것이 별로 없도다.

하물며 노예로 말할지라도 법률로 금하여 사람을 돈으로 매매는 못한다 하나, 월급이라 공전이라 하는 보수 명의로 사람을 사다가 노예같이 부리기는 일반이라. 부자는 일 아니하고 가난한 자의 노동으로 먹고살며 인간행락(人間行樂)의 모든 호강 다 하면서 노동자의 버는 것으로 부자 위에 더 부자가 되려고 월급과 삯전을 점점 깎아서 가난한 자는 호구지계(糊口之計)를 잘 못하고 늙어 죽도록 땀 흘리며 노력하여 남의 종질로 뼈가 늘도록 사역하다가 말 따름이요 그 후생이 나는 대로 또 이렇게 살 것뿐이니, 이 어찌 노예 생활과 별로 다르다 하리오.

그러므로 공산당의 평등주의가 이것을 없이 하여 다 균평하게 하자 함이니, 어찌하여 이것을 균평히 만들 것은 딴 문제이어니와, 평등을 만들자는 주의는 대저 옳으니 이는 적당한 것이라 하겠고, 공산당 주의 중 시세에 부당(不當)한 것을 말할진대,

(1) 재산을 나누어 가지자 함이라. 모든 사람의 재산을 토지, 건축[물] 등 모든 부동산까지 다 합하여다가 평균히 나누어 맡긴 후에 게으른 사람들이 농사를 아니하든지 일을 아니하든지 하여 토지를 다 버리게 되면 어찌하겠느뇨. 부지런한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하여 게으른 가난뱅이를 먹여야 할 것이요, 가난뱅이는 차차 수효가 늘어서 장차는 저마다 일 아니하고 얻어먹으려는 자가 국중에 가득할 것이며,

(2) 자본가를 없이하자 함이라. 모든 부자의 돈을 합하여다가 공동히 나누어 가지고 살게 하면, 부자의 양반 노릇하는 폐단은 막히려니와 재정가[기업인]들의 경쟁이 없어지면 상업과 공업이 발달되기 어려우리니, 사람의 지혜가 막히고 모든 기기 미묘한 기계와 연장이 다 스스로 폐기되어 지금에 이용후생하는 모든 물건이 다 진보되지 못하며, 물질적 개명이 중지될지라. 자본을 폐기하기는 어려우리니 새 법률로 제정하여 노동과 평등 세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 나을 터이며,

(3) 지식계급을 없이하자 함이니 모든 인민의 보통 상식 정도를 높여서 지금의 학식으로 양반 노릇하는 사람들과 비등하게 되자 하는 것은 가하거니와, 지식 계급을 없이 하자 함은 불가하며,

(4) 종교단체를 혁파하자 함이라 자고로 종교단체가 공고히 조직되어 그 안에 인류 계급도 있고, 토지 소유권도 많으며, 이 속에서 인민 압제와 학대를 많이 하였나니, 모든 구교 숭배하던 나라에서는 이 폐해를 다 알지라. 그러나 지금 새 교회의 제도는 이런 폐단도 없고 겸하여 평등 자유의 사상이 본래 열교확장(裂敎擴張)되는 중에서 발전된 것이라. 교회 조직을 없이 하는 날은 인류덕의(人類德義)상 손해가 다대할 것이며,

(5) 정부도 없고 군사도 없으며 국가사상도 다 없이 한다 함이라 이에 대하여는 공산당 속에서도 이론이 많을 뿐더러, 지금 공산당을 주장한다는 러시아로만 보아도 정부와 인도자와 군사가 없이는 부지할 수 없는 사정을 자기들도 다 아는 바라.

다 설명을 요구치 않거니와, 설령 세상이 다 공산당이 되며, 동서양 각국이 다 국가를 없이하여 세계적 백성을 이루며, 군사를 없이 하고 총과 창을 녹여서 호미와 보습을 만들지라도, 우리 한인은 일심단결로 국가를 먼저 회복하여 세계에 당당한 자유국을 만들어 놓고 군사를 길러서 우리 적국의 군함이 부산 항구에 그림자도 보이지 못하게 만든 후에야, 국가주의를 없이 할 문제라도 생각하지, 그 전에는 설령 국가주의를 버려서 우리 이천만이 모두 다 밀리네어(백만장자)가 된다 할지라도 우리는 원치 아니할지라.

우리 한족에게 제일 급하고 제일 긴하고 제일 큰 것은 광복사업이라, 공산주의가 이 일을 도울 수 있으면 다 공산당 되기를 지체치 않으려니와 만일 이 일이 방해될 것 같으면 우리는 결코 찬성할 수 없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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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이승만 90년전 논문 <공산당의 당부당> 뉴데일리 2012.01.13
  2. 趙甲濟, 1923년에 공산주의 비판한 李承晩 조갑제닷컴 2008-07-25
  3. 3.0 3.1 김수경목사, 《공산당의 당부당(當不當)》 원문 텍스트 사단법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