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후 ‘북한’)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로서는 러시아어 ‘코체비예’유랑, 유목)나 ‘코체브니크’ 유목자, 방랑자)에서 유래했다는 의견이 유력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어원과 등장시기가 확실치는 않다. 1985년 이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널리 사용되었고, 1990년대의 북한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1][2][3]

어원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 않으며, 등장 시기도 불분명하다.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러시아어 어원설의 경우에도 현재 2001년 평양 문학예술종합출판사에서 출간한 장편소설 <열병광장>이 유일한 근거이다. 하지만 <열병광장>이 단순한 역사소설이라기 보다 김일성을 찬양하며 꽃제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담고 있기 때문에 꽃제비에 대한 정확한 어원연구에 근거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3] 또한 꽃제비라는 단어의 등장시기를 1940년대로 보는 시각 또한 <열병광장>에 근거하고 있는데, 동시기 자료가 아니므로 정확한 근거로 보기 어려우며 꽃제비가 실질적으로 널리 사용된 것은 80년대 이후이기 때문에 모순된다는 의견도 있다. [3] 그 외 꽃제비의 어원에 대한 다른 설명으로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잽이’ ‘잡이’에서 유래해 '제비'가 되었다는 설[4]과 먹을 것을 찾아 따뜻한 곳으로만 떠돌아다니는 부랑자를 철새에 비유해 '제비'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으며[1], ‘꽃’이란 접두어는 거지를 뜻하는 중국어 화쯔(花子)에서 따온 말이라는 설이 있다.[1]

소설에 등장한 ‘꽃제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어원과 관련해 2001년 3월에 발표된 북한의 장편소설 〈열병광장〉에 설명이 있다. 이 소설은 김일성의 일대기를 다룬 총서 《불멸의 력사》 시리즈의 하나로, 광복 후 북한 정권 수립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넝마 같은 옷을 입고 시장 바닥을 헤매는 집 없는 아이들을 꽃제비로 부르고 있다.

해외에서

LA타임즈의 바바라 데믹 기자는 청진 출신 탈북자 여섯 명을 취재해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책 제목은 북한 사람은 누구나 외워 부르도록 되어 있는 가요 제목이기도 하다. 그 중 한 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 준상의 눈에 꽃제비 아이들이 들어왔다. 노래를 부르며 재주를 부리고 있었다. (중략) 아이의 마르고 가냘픈 몸은 성인용 공장 작업복 속에 푹 잠겨 있었다. (중략) 아이는 비에 쫄딱 젖은 채 땟국물을 흘리며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5]

꽃제비의 분류

나이에 따른 분류

고등중학교 6학년(약 16살) 이전의 나이를 가졌으면 꽃제비라고 불린다. 16살에서 30살까지는 청제비라고 불리며, 40살 이후부터는 노제비라고 불린다. 꽃제비와 노제비의 삶이 가장 열악하며, 거리에서 죽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6]

무리에 따른 분류

혼자 다니는 꽃제비는 단신꽃제비라고 불린다. 노래나 마술 등을 사람들 앞에서 선보여 빌어먹거나 나무를 팔기도 한다. 무리로 다니는 무리꽃제비는 덮치기, 줄타기. 엎치기 등을 한다. 덮치기란 남의 것을 뺏는 것이고, 줄타기는 빨래를 훔쳐가는 것이며, 엎치기는 매대를 엎어서 떨어진 물건을 훔쳐가는 것이다. 가족제비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꽃제비인 경우를 뜻한다. 가족이 엄마와 자식 둘로만 이루어져있을 때는 쌍제비라고 불린다. 무리꽃제비나 가족꽃제비 중에 농촌에서 움막을 치고 사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노동형꽃제비라고 불린다. 4계절을 모두 움막에서 나며 봄, 여름, 가을에는 밭이나 논에서 이삭을 주워 먹으며 살고, 겨울에는 쥐굴을 파 쥐가 모아놓은 식량을 수거하여 끼니를 때운다고 한다. 쥐는 겨울을 나기 위해 꽤 많은 곡식을 모아놓는다고 한다.[6]

음식

감자철에는 감자밭, 옥수수철에는 옥수수밭에 가서 끼니를 해결하지만 식량이 없는 겨울이나 봄에는 역이나 장마당에서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먹는다고 한다. 음식에 흙이 묻어있거나 음식이 썩었더라도 일단 먹는다.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쓰레기장을 뒤지는 경우도 많고, 개 밥그릇을 훔쳐먹기도 한다. 열차를 타고 다니며 승객이 버리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꽃제비도 있는데 이들은 열차꽃제비라고 불린다. 음식 때문에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경우도 있고, 열차에 부딪히거나 바퀴에 깔려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6]

현황

지난 2011년 6월 일본과 한국에서 평안북도 평성시 꽃제비들의 모습이 보도된 적이 있다. 북한 내부 기자들이 직접 촬영한 이 사진은 아시아프레스 대표 이시마루 지로에 의해 공개됐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는 영하의 나이에서 추위를 견디는 어린이들이 보였는데, 특이할 만한 점은 46세와 50세 탄광노동자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배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자토(개인이 운영하는 탄광)에서 일하다가 쫓겨난 후 꽃제비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죽었다고 내부 기자들은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화폐개혁 이후 가족 해체의 급증으로 꽃제비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7]

꽃제비 구호소

북한에서의 공식 명칭은 꽃제비구호소이지만 실상은 수용소라고 한다. 환경이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유가 없고, 식사가 굉장히 부실하다. 양도 적을뿐더러 위생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대개 모래나 흙이 섞여있다고 한다. 그래서 구호소 내에서 영양실조가 걸리는 경우가 많으며, 상처가 나도 잘 아물지 않는다. 그만큼 인지발달도 늦어진다. 영양실조 때문에 어린 꽃제비들은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지만, 구호소 내에서는 군대식 규율을 강조한다고 한다. 그에 따르지 못하면, 가혹행위가 이어진다. 따라서 구호소 내에서 꽃제비들의 죽음은 흔한 일이지만, 어떤 책임자도 문책받지 않는다고 한다. 구호소에 수용된 꽃제비들은 구호소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한다.[6]


각주

  1. 1.0 1.1 1.2 오피니언 꽃제비 여성 문화일보 2010.12.13
  2. 토끼풀 꽃제비 여성 KBS 방송화면
    “토끼풀 먹는다”… 北 꽃제비 여성 끝내 숨져 - 동아일보 2010. 12. 10
    23살 토끼풀 소녀 향란이를 기억하십니까? DailyNK - 2011.11.08
  3. 3.0 3.1 3.2 BookDB 칼럼, 꽃제비란 존재가 우리에게 알려지기까지
  4. NK chosun, ‘꽃제비’ 북한 장편소설에 등장 [1]
  5. <망치로 정치하기> 박성현 저, 38쪽
  6. 6.0 6.1 6.2 6.3 <이산가족 감동 프로젝트], 채널 A "이제 만나러 갑니다" 130707 방송 82화 참조
  7. <바이트> 2011년 9월 6일, 3쪽

같이 보기